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마지막 지평선

카테고리 없음

by 책을읽고싶은소년 2022. 10. 31. 18:12

본문

https://msearch.shopping.naver.com/book/search?bookTabType=ALL&frm=NVSHSRC&pageIndex=1&pageSize=40&query=%EB%A7%88%EC%A7%80%EB%A7%89%20%EC%A7%80%ED%8F%89%EC%84%A0&sort=REL 

 

마지막 지평선 : 네이버 도서

'마지막 지평선'의 네이버 도서 검색 결과입니다.

msearch.shopping.naver.com

우리는 우주에 대해 과연 무엇을 알고 있을까요? 저자는 외계의 대상에 대해 우리가 처음부터 알 수 있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문부터 제기합니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그 노력에 비례하여 앎의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뉴턴, 라이프니츠, 케플러 등의 시대에는 지금에 비하면 어떤 폭발적인 지식의 진전이 가능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역 특이점이 온 듯 답답하죠. 저자는 "이미 알 만큼 충분히 알았으니, 앞으로는 지금껏 알아낸 원칙의 충실한 적용에 엄격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지적 오만을 경계해야 한다고 짚습니다. 몽테뉴가 말했다는 Que sais-je?, 즉 내가 무엇을 안단 말인가?라는 메타인지적 겸허함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설명은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가능합니다. 고대 인도에서는 뱀 위에 올라선 코끼리들이 지구라는 큰 땅덩어리를 떠받치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뉴턴이 개발해낸 패러다임은 심지어 21세기에도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물리 현상을 설명하는 데 아무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20세기초 아인슈타인이 고안한 이론이, 비록 더 까다롭고 덜 직관적일망정 더 포괄적이고 "더 깊은 수준의 설명(p41)"이 가능하기에 더 우월하며, 우리 인류는 이런 설명을 찾아나서려는 노력을 부단히 이어가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처럼 물리학 이론을 설명하기 전에, 이 학문의 토대가 되는 보다 근원적인 의문의 영역으로 독자를 친절하게 이끕니다.

"사실 르메트르의 예측은 그다지 엄격한 예측이 아니었고 대부분 문학적 수사로 표현된 직관에 지나지 않았다(p72)." 그러나 올베르스의 역설을 가장 이른 단계에 가장 간단한 직관으로 꿰뚫어본 이는 시인(이자 추리소설 작가)이었던 에드가 앨런 포우였습니다. 르메트르 역시 그 특유의 천재성을 통해, 과연 무엇이 문제이며 무엇이 본질인지 한눈에 통찰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천재는 본래가 그런 것이니 말입니다. "우주 내부에서 무언가 팽창하는 걸까?"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해 "아니, 우주에는 '내부"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p79)"라고 답합니다. 빅뱅 이론을 처음 기초한 이가 르메트르(특이하게도 가톨릭 신부였던)이기에 이 논의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죠.

아인슈타인이 말한 이른바 암흑 물질, 또는 우주 상수 같은 건 처음에 조롱의 대상이었습니다. 비록 광양자설, 상대성이론 등이 찬연한 빛을 발했지만 그의 모든 주장이 당대에 긍인되지는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각종 실증 데이터를 통해 그 타당성이 오히려 재발견, 재확인, 역주행(?)되는 모습이 기이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 범인이 넘볼 수 없는 천재의 경지이자 품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느 학부과정에서건 물리학 교과서 첫 챕터에 나오는 내용은 "관측"입니다. 우주라는 외계에 절대로 실존하는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우리가 이를 인지하고 이해하는 데에는 정말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속화가 스칼라장에 의해 발생했다면 상전이(phase transition)의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p192)." 그 비관적인 미래가 설령 사실, 필연이라 해도, 인간의 냉철한 지적 탐구의 길은 결코 폐쇄되거나 방해받을 수 없고 도리어 신(神)과도 교통할 만한 이지와 각성을 끝끝내 유지한 채 궁극적 빛에의 응시로 나아가야만 할 것입니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