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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진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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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을읽고싶은소년 2023. 2. 2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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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진술서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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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부 젊은세대에서는 자유연애라는 게 유행인데 이게 연애를 자유롭게 한다는 뜻보다, 결혼을 하지 않고 여러 상대를 만나 가며 자유롭게 사는 방식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폴리아모리"라고도 부르는데 기성세대가 들으면 깜짝 놀랄 만하지만 현재 결혼이라는 제도가 세계적으로 맞는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이것도 일종의 새로운 사회 현상이라 생각하고 차분히 고찰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이 책 저자께서는 "유사 이래 선조들이 겪어 보지 못한, 미증유의 사태... 혼란과 내적 갈등...(p33)"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만큼, 하필이면 요즘 들어서 결혼이라는 제도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 뚯입니다. 저자는 또 "중세인이라면 이미 세상을 뜰 나이에, (생을 더 성숙하게 받아들이고 상대를 더 감싸줘야할 단계에서) 이혼을 (새삼) 고려"하기도 한다는 점을 기막혀합니다. 예전 사람들이 하던 말로, "너무 오래살아서 못볼 꼴을 다 본다"는 게 이런 경우를 가리키는지도 모르겠습니다(진짜 오래 살았다는 게 아니라).

사실 결혼이라는 게, (대부분은)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 젊은 나이에 갑자기 평생을 함께할 것을 서약하고 지속하는 관계이다 보니, 살다 보면 부작용이 뒤늦게 생기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덜컥 결혼부터 할 게 아니라 살아 보고 결정하라고도 하는데, 이건 이것대로 문제가 있으며 나이 든 분들이 펄쩍 뛸 만한 일입니다.

"선택은 (새로운 것을) 가지는 동시에 (기존의 것을) 버리는 것(p30)" 이것은 대만 정치학자 저우바오쑹(周保中)의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이 인용된 맥락은, 이혼할 때에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 챙겨야 할 것을 야무지게 챙긴 후에 빠져나오라는 저자의 매몰찬 마음 그 표현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게 어느 선을 넘지 말아야 하며 일방이 선을 넘었다 싶으면 미련이라는 건 아무짝에도 소용 없을 때가 많습니다. 꼭 상대를 향한 앙심이나 원한의 표현을 위한 수단만은 아니고 다분히 현실적인 조언이겠죠.

아무리 (비교적) 젊고 철없을 때 내린 결정이라고 해도 당시에만큼은 서로 불이 붙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평생 그런 설레는 체험을 다시 하기도 힘들고, 옛 정과 의리, 혹은 그새 두 사람 사이에 생긴 자녀를 생각해서라도 계속 살자고 마음 먹는 게 보통입니다만 이미 돌이킬 수 없게 상해버린 관계라면 다른 접근도 필요합니다. 

"갈등이 생기면 성질만 낼 줄 알지 대안을 제시한 적이 없었다(p75)." 이 문제는 요즘 사람들만 부쩍 이기적으로 변해서 상대에게 이렇게 구는 건지, 아니면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나 이랬으나 그저 폭력으로 간단히 마무리되고 만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들은 지금 세대보다는 더 참고 더 인내했던 듯도 합니다. 지금 세대가 확실히 더 합리적이며 예리한 면도 있습니다만, 내 잘못에는 눈을 감고 상대에게만 예민하게 구는 경향도 있죠.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젊은이들보다 예전 분들이 대체로 더 사려깊게 사리를 판단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혼을 했거나 그 직전 단계에 접어든, 혹은 그 불화가 절정에 달한 부부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이혼의 문턱에서 고민하고 싸운 적이 없었으므로 그들에게 도움을 준 책이나 지혜의 모음은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고민을 많이 하신 저자께서 자신이 직접 느끼고 겪은 내용이 적혀 있고, 자신이 참고한 책의 목록이나 가르침이 많이 인용되었으니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분들, 특히 여성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