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의 파트너십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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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여국이 수원국에 적절한 원조를 제공하고 수원국은 이를 바탕으로 건전한 경제 개발을 이루는 선순환 관계는 세계 모두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중요하며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개발협력이라는 프로젝트 혹은 어젠다는 현대 국제 관계에서 핵심을 이루는 프로세스이며 OECD의 CD도 협력과 개발이라는 단어의 약자입니다. 그저 개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협력(cooperation)이 들어가며, 따라서 이 프로세스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복수 국가의 파트너십을 전제로 삼습니다. p16 이하에 이 파트너십에 대한 의의가 자세히 서술되었습니다. 다만 명분만 파트너십이라고 내걸었다고 해서 굿 거버넌스가 저절로 담보, 이행되는 건 아닌 만큼, 원조의 건강성과 생산성, 도덕성이 실현될 수 있는 어떤 다자간 컨센서스가 필요합니다. MDGs라는 새로운 개념이 이 "파트너십"의 새로운 의의를 더욱 가시화하고 내실화하는 데 어떤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겠습니다.
거버넌스 자체에 바람직한, 공공에 이로운 같은 뜻이 이미 포함되었습니다만 최근 들어서는 그 실천적인 기능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굿 거버넌스"라고 보다 선명한 가치지향을 표방하는 듯합니다. 공여자/국의 편의적 양심을 달래기 위해 던져주듯 하는 선심, 적선이 아니라, 수혜 측의 자립과 건전한, 또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는 윈-윈의 결과가 달성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상하관계, 의존관계, 일방적 시혜관계를 지양하고자 수혜국/수혜당사자라는 말 대신 요즘은 파트너라는 말을 쓰는데, 이를 통해 정당성과 합법성을 더욱 높은 수준까지 달성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규범과 원칙의 실현 정도가 파트너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의 규모와 특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p112)." 그만큼 사후평가, 측정가능성 지표가, 특히 MDGs 아젠다에서 중요해졌다는 뜻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나라에 물자를 던져 주고 일정 시설을 지어 주고 그냥 끝이 아니라, 이 원조가 어느 섹터에 배분되어 어떤 사람들의 어떤 활동에 도움을 주었으며 시계열적으로 어떤 효과를 남겼는지 정밀한 추적과 평가,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p111에 나온 개발 파트너십의 8유형 도식화도 참조할 만합니다. 파라미터가 3개이니 2^3=8하여 모두 8가지입니다.
다자주의라고 해서 항상 가치중립적인가? "주의(-ism)"이란 접미어가 들어갔다는 사실부터가 벌써 어떤 지향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이는 가치중립적이지 않다고 저자들은 지지합니다(p131). 따라서 다자주의는 맥락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되며, 아젠다가 인권이냐, 환경이냐, 혹은 개발협력이냐에 따라 그 실질적 의의를 다르게 새기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양국간 FTA가 활성화하며 오히려 WTO가 위축되듯이, 다양한 환경협약들이 발효함에 따라 종래의 UNEP가 유명무실화하는 게 역설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일방주의(unilateralism)를 극복하고자 다자주의가 등장했는데 양자주의가 이를 교란하고, 변형된 일방주의가 다시 나타나는 건 확실히 국제질서 확립에 있어 난제라고 하겠습니다.
2차대전 후 왜 신생국간의 연대는 장벽에 부딪혀 진전하지 못했을까요? 일단 내재적 원인을 찾아 보자면, "식민 시대의 구 엘리트 계급이 계속 권력을 장악하고 대중에게 사회 복지를 배분하는 식의 정책요소가 가미된 기형적인 민족주의가 팽배하게 되(p190)"면서 경제적, 문화적 종속 구조는 결국 극복되지 못했고 남남협력의 세력화는 오랫동안 지체되었습니다. 사실 이는 21세기인 작금에 들어서야 중국, 인도가 브릭스를 축으로 하여 접근해 가는 식으로 일부 현실화했는데 양국간 분쟁사도 워낙 연원이 깊기에 귀추를 지켜볼 일입니다.
기존의 국가간 협력 패턴에서 UN 산하 혹은 독립적인 국제 가구의 적극적인 개입, 나아가 민간 NGO의 활약 등을 통해 이제 개발협력 파트너십은 새 국면을 맞아갑니다. 개발협력은 말그대로 대등한, 적어도 호혜적인 상호 관계를 기반으로 하며 상대방에게 공여한 다양한 포맷의 혜택이 훨씬 발전적인 형태로 공여 장본인에게, 나아가 온 세계에 돌아온다는 확신을 갖고 더 투명하게, 더 법제화하여 추진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