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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상을 복구하라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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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아포칼립스" 아마존닷컴이나 오프라인 대형 매장들이 점점 소비자를 향해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소매점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트렌드입니다. 이러니 소매상의 앞날이 종말로 치닫는다는 비관적 전망이 대세를 당연히 이룰 법합니다. 소매상이 사라지면 많은 자영업이 필연적으로 소멸하고 그들이 동네에서 창출하는 이런저런 소소한 일자리도 따라서 없어지겠습니다. 그러니 소매상의 부활 여부는 그들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지역, 국가 단위 거시경제의 활력이 달린 이슈라고도 하겠습니다.
한국은 1990년대에만 해도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지점을 늘리고 직원들을 고용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경제가 고성장 가도를 달렸다는 증거일 수도 있으나 외형 불리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거품이 잔뜩 끼게 되어 결국 외환위기 후 가혹한 구조조정을 맞게 되었습니다. 필킹턴의 이 책 p52 이하에도, 21세기 들어 가뜩이나 핀테크의 발달로 시중은행 지점을 줄여나가던 터에 코비드19의 유행까지 맞아 군살을 팍팍 빼나가는 굴지의 영국 은행들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런 쟁쟁한 시중은행들은 그 자체가 소비자 상대의 소매업일 뿐 아니라 거리의 소매상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공생공존하는 핵심 인프라 구실도 합니다.
테슬라나 다이슨 같은 업체들도 가급적이면 유통구조를 단순화하여 중간마진까지를 자신들이 다 먹으려 들거나, 그 중 일부를 소비자에게 양보하여 친밀도와 충성도를 높이려 듭니다. "언뜻 보면 이런 채널들(D2C)이 왜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는지...(p77)" 저자는 여기서 이런 메이커들이 직접 소비자들과 거리를 좁힐수록 이익률만 더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딩 과정까지를 다 세밀히 통제할 수 있는 장점이 더 있다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이런 역할을 그간 소매상들에게 맡겨 둔 브랜드들은 코비드19를 겪으며 소매상이 질식해 나가던 시절 시장 지배력을 타 업체에 비해 더 뚜렷이 잃어나갔다고까지 합니다. 이러니 소매상은 그 존재 의의를 더 상실해갈 밖에요. "너희들이 일을 못하니 앞으로는 우리가 다 챙겨야겠다" 뭐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소비자는 생산자로부터의 거리가 좁아짐에 따라 그저 가격면에서만 유리해진 게 아니라 자신이 주도하고 더 대접받는 소비를 즐긴다는 의식을 갖게 됩니다. 이러니 리테일 아포칼립스가 더욱 가속화하는 게 당연합니다. p133에는 이런 절박한 인식이 세 가지 사항으로 요약되었는데,
1) 이커머스 혁명 2) 소비자 리뷰, 인플루언서 의견이 주도하는 소통 혁명, 3) 생산 유연성 제고 혁명
이 세 가지의 "혁명"이 진행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러면 소매상들은 이런 비관적인 추세에 맞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해 저자는 소매상들이 앞으로 어떻게 변신해야 할지 비전과 대안을 제시합니다. 우선 퍼포먼스 마케터 유형이 있는데 이들은 이른바 깔때기 꼭대기/중간/하단이라는 세 층의 소비자 구조에 주목하여 각각 다른 대응전략을 취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마케팅도 여전히 유효하고 전망이 밝습니다. p163 이하에 소개되는 기업 파타고니아의 딘 카터 부사장은 회사에 대해 "체크인은 있어도 체크아웃은 없는 호텔 캘리포니아(히트곡 가사에서 딴)"라며 그 자긍심을 표현합니다. 코비드19로 특히 타격을 받은 분야가 패션 섹터인데 이들의 윅기 돌파 전략은 디지털화입니다. 실제로 도매상은 물론 많은 소매상들도 온라인에 블로그나 몰 페이지를 따로 운영하는 게 알게모르게 이런 인식이 확산된 결과입니다. p229를 보면 어떻게 이커머스와 쇼루밍이 병행되는지 그 치밀한 전략 사례가 잘 설명됩니다. 독창성과 쇼맨십은 여전히 밀접한 상호의존적, 생산적 관계라는 흥미롭고도 날카로운 지적(p237)이 있습니다. 한국인들도 잘 아는 베스트바이는 원래 오디오 전문점이었고 한때 망하기 직전까지 갔었으나 토털 테크 서포트라는 독특한 프로그램 운용 등으로 소비자에게 더 밀착 접근을 시도하여 오늘날에 이릅니다.
책 후반부의 여러 성공 사례를 보면 세상의 급변하는 트렌드에 적응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도 확인이 가능하고 또 그 성공담을 보며 학습과 대리만족, 비전 형성에도 도움을 받습니다. 역시 현대 기업은 고객 체험 기회의 확대와 진정성 있는 소통이 중요한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