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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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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을읽고싶은소년 2023. 6. 2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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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말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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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워즈워스의 말이, 이 책을 읽고서 새삼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도 "어린이들은 알까. 자신들을 때때로 어른들을 훌륭하게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이런 행동, 저런 말들이 때때로, 아니 매우 자주, 어른들에게 큰 가르침이 되고 귀감이 된다는 점을 이 책을 읽고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사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햇빛과 자유, 좋아하는 꽃 한 송이는 있어야 한다.(p37)" 이 말은 안데르센이 했다고 하는데, 마음 속에 큰 화원을 가꾸며 살았던 그에게뿐 아니라 우리들의 인생에도 고루 적용되는 훌륭한 격언입니다. 저자는 이 말로부터 중요한 이치 하나를 이끌어내는데 바로 "자신과 잘 놀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래 전에 이 방법을 잊었는데,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고, 혹은 아이들이 무엇에 몰입하는 방식에 참여하며, 그 잊었던 무엇을 다시 떠올리는 것입니다. 이래서 아이들은 다시 어른들의 스승이 됩니다. 


삐삐를 부르는 산울림 소리~삐삐를 부르는 화난 목소리~ 저자께서는 잉거 닐슨이라는 배우에 대해 삐삐 캐릭터와 찰떡이었다고 평가하시는데, 이후에도 여러 번 다르게 실사화되긴 했으나 당시만 해도 그 버전 외에 다른 해석을 보지 못한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원작 소설을 다시 읽어 볼 때 더 눈에 잘 들어왔던 대목이, 삐삐가 "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바로 지금!" 이라고 말할 때라고 합니다(어렸을 때는 재력과 다른 능력들을 발휘해서 갖은 난감한 상황을 극복하는 대목). 삐삐는 아마 백 살이 되어도 저 말을 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말인데 그만큼 이 캐릭터가 저자님한테 끼친 영향이 커서인 듯합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세상입니다. 그때 아이들이 지닌 무기가 바로 상상력의 발휘입니다. 이 대목에서 작가는 빨간머리앤을 인용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사실 해당 작품을 읽은지가 너무 오래되어 구체적으로 어떤 포인트를 말씀하시는지가 바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여튼 빨간머리앤도 그렇고 삐삐도 그렇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엄두도 못 낼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곤 합니다. 어차피 이 세상은 내게 주어진 물리적 수단만으로는 극복 못 할 어려움 투성이입니다. 상상력, 혹은 던져진 차원 그 뒤에 숨겨진 갖가지 돌파구를 찾아내려면 우리는 상상력에 기대어야만 합니다. 어른에게 주어진 난제를 푸는 방법도 결국은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use your imagination!


"아흔아홉가지 해야할 일을 제쳐두고 내가 좋아하는 일 한 가지에 목숨을 걸 줄 아는 아이(p218)." 어른이 되어서 만약 이런 선택을 한다면 그는 아마 실직하기나 딱 좋을, 생계에의 위험이 닥쳐오는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어린이에게니까 이런 낭만이 가능하겠는데, 사실 어른들도 가끔은 이런 탈출구가 필요합니다. 너무 정해진 틀과 궤도에서만 운행하면 사회의 모범생도 질식하여 탈선합니다. 반대로 상상력이라는 엔진오일을 가끔은 주입해 줘야 본연의 성능이 제대로 발동되는 법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다른 기질을 타고 납니다. p245에서 저자는 조마구라는 캐릭터를 거론하는데 저는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었습니다. 어른한테 참 당돌하게도 말대꾸하는데 우리 어른들이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아이들은 감성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독립된, 또 어른과 대등한 영혼들이라는 점입니다. 조마구는 되바라지거나 싸x지가 없는 게 아니라, 사실은 모든 어린이들이 저렇게 자라야 하며 우리들 어른들도 저런 과정을 거치는 게 자연스러웠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못 해 봤다고 자라나는 세대들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참으로 못난 생각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