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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투자 시스템 만드는 법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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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있어 어떤 좋은 감 같은 것으로 매번 임하는 건, 중장기로 볼 때 그 성과가 좋지도 못할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시드머니가 작건 크건 간에 시스템을 만들어 투자를 행하면, 일관된 성과가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에 의한 투자는, 모니터만 속절없이 바라보는 시간도 줄여 주는 게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척 휘트먼이 쓴 권두 추천사를 보면, 특히 이 책의 장점으로 꼽을 만한 건 포지션 규모 전략입니다. 포지션의 방향이 아니라 "규모"를 설계하는 전략이라는 게, 척 휘트먼의 말대로 매우 드문데, 저자 반 타프 박사나 휘트먼 모두 "손실의 규모를 제한"하는 목적 때문에라도 이 전략을 잘 숙지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손절, 손절이라며 말들 하는 게, 아무리 매력적인 종목이라 해도 단기에 너무 큰 손실이 나면 오래 버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또 개인적으로 주목해 본 점은, 2장에서 투자자들이 보통 저지르곤 하는 실수 패턴 하나를 날카롭게 짚어낸 대목입니다. 우리들 투자자들이 (상황이 뻔할 때에조차) 이성적인 결정을 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를 판단적 휴리스틱(judgmental heuristics)이라 명명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과거에 이렇게 해 봤더니 되더라"입니다.
물론 시행착오를 통해 쌓이는 경험은 누구에게도 소중한 자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인과관계라는 게 정확히 귀납되어야(induced) 하며, 인과관계가 엉뚱하게 포착된 걸 경험칙이라며 미화, 왜곡하여 신조화하면 결과는 필패입니다. 이 중 가장 원시적인 형태는 "전에 이 종목을 샀을 때 잘 되더라" 같은 것이겠습니다. 차트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시장의 전체 상황은 어떠했는지가 다 다를 수 있는데 그저 종목 하나만 보고 들어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p124에서 저자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정확하게 평가하라"고 충고합니다. 자신에 대해 적용하는 SWOT 분석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고전인 손자병법에도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나옵니다. 개인의 강점, 약점(예: 나는 컴퓨터를 잘 다룰 수 있는가?)을 철저히 분석하여 자신에게 알맞는 전략을 짜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또 이 책에서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특성 말고도, 자신에게 특이한 심리적 개성을 정확하게, 메타적으로 파악하여 상황에 임하라고도 충고합니다.
"몇 가지 특정한 개념만이 시장에서 효과가 있다(p133)." 많은 전문가들, 경제학자들이 거창한 이름을 붙여 이러이러한 게 있으니 주목, 활용하라고 목청을 높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 과연 실전 투자에서 효과를 본 게 유의미하게 많던가요? 현란하게 명명된 보조지표들도, 현직 증권맨들은 실전에서 거의 보지 않고 사후에 점검용으로만 참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도그럴것이 대부분이 후행성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추세추종전략." 반 타프 박사가 의미있다며 전략 중에 녹여낼 것을 권하는 개념 중 하나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유튜브 등에서 누군가(세력이 캐릭터 액터로 내세운)가 입에 침을 튀기며 무슨 종목을 홍보한다면, 저런 데 들어갔다가는 큰일난다며 무조건 무시해야 할까요? 물론 장기 투자로는 아주아주 부적절합니다. 그러나 단기로 조금 먹고 나오기에는 아무 해로울 게 없습니다. 세력들이 지 돈 들여서 크게 올려주겠다는데 왜 사양하겠습니까? 다만 이 경우 귀찮더라도 모니터 앞에 버티고 앉아 작은 어떤 기미라도 보이면 바로 털고 나올 수 있게 기민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p136에 나온, 밴드 트레이딩의 좋은 예로 "범위가 형성된 시장" 차트 개형이 어떤지도 잘 봐 두는 게 좋겠습니다.
솔직히, 여러 번 읽어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그 예로, p169에 나오는, "(당신이) 고도로 전문화한 훈련을 받았다고 해도 스스로 펀더멘털 분석을 행하지 말라"가 있습니다. 오히려 공인회계사에 맞먹을 만큼 재무제표 보는 실력을 쌓고 모든 비전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주체적으로 행해야 후회 없는 투자가 되지 않을까요? 아마도 저자의 취지는 다음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째, 펀더멘털 분석이라는 게 겉으로는 각종 복잡한 수치를 대상으로 삼으니 누가 해도 같은 결론이 나올 것 같지만, 사실은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합니다. 누구라 해도 확증편향의 함정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지요. 누가 봐도 한정의견감인데, 나는 이 회사에서 홀로 희망을 보는 이른바 "명장병"에 걸려 무리수를 둘 수 있습니다. 역시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의 솜씨라는 전제 하에, 다른 사람의 객관적인(?) 분석을 보는 게 그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긴 합니다.
다음으로, 현실에서 대부분의 종목이 그렇지만, 누가 봐도 결론이 뻔한, 확증편향도 끼어들 틈이 없는 경우에는, 뭐하러 구태여 시간과 정력을 투입하여 자신이 직접 분석하겠습니까? 그건 그야말로 다른 전문가들이 잘 해 놓은 결과만 슬쩍 참고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론적 정합성 여부를 떠나, 반 타프 박사가 격의 없는 태도로 들려 주는,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털털한 회고담 같아서 더 마음이 끌리는 대목들이었습니다. 이것저것 잡다한 말 다 참고할 게 아니라 신뢰성 있는 몇몇만 일관되게 "구독"하는 게 좋다고도 합니다.
"예측은 왜 그토록 자주 빗나가는가?(p292)" 박사가 명시적으로 인용하지는 않으나 경제학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이론적으로 제법 명쾌하게 규명해 놓은 업적이 있습니다. 합리적 기대 가설이라는 게 그것입니다. 과거의 사건들은 제법 높은 비율과 빈도로 현재, 미래에 반복됩니다. 그러나 똑같은 패턴으로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새롭게 발생한 변수를 반영하여 모델을 짜야 하며, 플레이어들이 과거의 사례를 참조하리라는 메타적 판단도 해야 합니다. 이 대목은 합리적 기대가설 프레임에 따라 읽어 나가면 정리가 잘 되었습니다.
셋업(p313)이라는 단어는 롱이다 숏이다 하는 액션을 취하기 위해 형성된 조건을 뜻할 수도 있고(꼭 증시 용어가 아니라도), 함정이라는 뜻도 가집니다. 공교롭게도 상황을 잘못 읽으면 이건 스타트 시그널이 아니라 함정에 빠질 위험 경고등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책 8장에서 초점은 전자에 놓였습니다만, 현명한 투자를 위해서는 제 발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게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p315의 말, "옳은 셋업을 찾기를 대부분 강조하지만 사실 셋업의 중요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대목도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과대평가된 요소에 주의가 쏠리면 정작 신경 써야 할 것을 제대로 못 볼 수 있습니다.
엘리엇 파동, 피보나치 패턴 등을 굳게 믿는 분들은 "우주에 질서가 있다(p314, p371, p518)"는 신념과 더불어, 꾸준히 궁극의 진리를 위해 무엇인가를 탐구하려는 성향도 강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을 충분히 해 봐서 알듯, 법칙이란 게 클리어하게 그 복잡한 정체 도로를 뚫고 쌩쌩 달리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변수를 적절히 전략에 반영하여 순간순간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게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취해야 흘 태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턴이란 게 역시 무시할 수 없어서, 일정 상황에 일정 패턴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수도 있는데, 저자는 잭 슈웨거의 그 책도 참조해 보라고 합니다. 물론 다들 아시듯이 그 책인데, 이 책 중 저자가 추천하는 책이 아주 많지도 않기 때문에 더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R의 개념... 이 책에서 아주 자주 강조되는 내용 중 하나입니다. 때로는 회의적인 맥락에서지만... p408에서 저자는 존 스위니의 캠페인 트레이닝 개념을 설명하는데 저도 몇 년 전에 그 책을 읽었지만 이해가 어려웠는데 오히려 반 타프 박사의 이 책이 원 저자보다 설명을 더 쉽게 해 놓아서 머리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이 책에서 풀어 준 최대 역행폭 케이스를 다들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투자 오래 하신 분들은 공명되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영리한 개미라고 해도 제법 잘 번다는 정도이지, 기관을 beat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됩니다. 제도권 매니저들이 퇴직하고 나서 자기 사업 하면 펄펄 날아다닐 것 같아도 고전하는 게, 책 p531 이하에 잘 나오듯 증시란 본질적으로 시장 조성자에 유리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은 실전 전략 수립보다,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파악(재확인)하는 데 시사점을 줘서 유익했습니다.
주석은 각 챕터 뒤에 모여서 실립니다. 마지막 챕터에는 반 타프 박사와의 가상 인터뷰(아마도 자문자답?) 역시 그의 솔직한 성향을 잘 보여 줍니다. 1장 서문에는 조셉 캠벨의 유명한 고전 <신화의 힘>으로부터 제사(題辭)가 뽑혔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적절한 인용입니다. 나 자신이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자산이라는 말은 워런 버핏도 이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고, 진정 경제적 자유를 찾기 위한(이 책의 원제 일부이기도 한 구절) 첫걸음이 자립적, 주체적 투자관의 확립이라는 점도 상기해 주기에 유익합니다. 후기에 미처 다 담지 못한(숨기고 싶은?) 좋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대만족인 독서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