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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설레는 윈드서핑 - 정상대, 우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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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을읽고싶은소년 2023. 10. 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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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설레이는 윈드서핑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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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는 누구나 바닷가에 가서 멋지게 파도에 올라타는 윈드서핑을 꿈꿔 봅니다. 코폴라의 고전 <지옥의 묵시록>에도 킬고어 중령이 위에서 폭탄이 빵빵 떨어지는데도 그로 인한 파도가 절호의 기회라며 기어이 바다에 보드를 띄우는 광기 어린 장면이 아주 유명합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아주 달라서, 윈ㄷ서핑이야말로 고도의 기술이 없으면 큰 망신을 당하거나, 자칫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 자격 있는 전문가에게 실전 지도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고, 이렇게 기본 원리를 충실히 가르쳐 주는 책을 통해 이론적 기초도 다질 필요가 있습니다.


서핑이라고 하면 한국인들의 경우 일단 심리적인 거리감이 생기는 게 보통입니다. 저자는 그런 독자의 마음을 이미 읽었다는 듯이, part 1에서 그런 마음의 장벽부터 다 걷어내라고 다독여 줍니다. 나이가 많은데?(p42)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무려 예순이 넘으셨는데 저자께서는 "그 나이가 시작하기에 딱 좋은 나이"라고 하십니다. 젋었을 때 시작하여 60이 되면 기량이 절정에 달한다는 게 아니라, 시작하기에 좋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영화에서 피지컬 좋고 잘생긴 청춘스타들이 서핑하는 모습만 너무 자주 봐 왔던 터라 그동안 괜히 주눅들고 부당한 선입견만 가졌던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법 난도가 높아 보였던 서핑에 익숙해지고 나면 체력도 단련되고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게 되어 삶에 생기가 새로이 돌게 된다(p47)고도 합니다. 


아무래도 서핑은 예측불허의 바다에서 벌이는 활동이라 안전 문제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p71에는 life jacket, 즉 구명복, 잠수복을 골라 입으라는 지시사항이 나옵니다. 체중이 적다면 부력이 적게 작용하는 구명복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핵심 장비인 보드가 무겁다 보니 운반 방법도 사실 사소한 문제는 아닌데, p74 이하에는 세일(=돛)과 보드를 운반하는 다양한 방법이 그림과 함께 제시됩니다. 안전 문제는 모든 레저, 스포츠 활동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 되므로 이렇게 책에서 원칙을 최우선시하는 태도에 독자의 마음도 든든해집니다.

윈드서핑 하면 일단 낭만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바람에 지지 않고 오히려 그 흐름을 잘 이용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defi-wind라는 멋진 말로 요약되는 활동이기도 하고, 이 구절을 그대로 딴 행사(p96)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께서는 이를 일반인들이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얼핏 보아, 타이트하지 못하고 유치하게 장난이나 하며 아까운 시간과 장비, 멋진 장소를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사람들도 많은데, 얼핏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이런 느슨하고 시끌시끌한 풍경, 그게 바로 서핑의 낭만이라는 게 저자님의 지론입니다. 


요즘은 테니스라든가 골프에서 남녀 차별을 하지 말고 상금을 동등하게 지급하자는 주장이 있습니다. 물론 그에 대한 반론도 유력한데, p107을 보면 PWA 30주년 기념대회(2018.7)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35,000을 책정, 지급하여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서핑의 종목적 특징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기는 하나 여튼 매우 전향적인 태도라고 하겠습니다.

윈드서핑이 어떤 탁월한 피지컬이나 운동신경을 가진 이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착각하는 이가 있다면, p119의 인간 승리 사례를 읽어 볼 만합니다. 서핑은 두 발로 보드를 디디고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며 파도를 타는 운동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19세 때 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고도 노력 끝에 서핑의 대가가 되었다니 이게 믿어지시나요? 세상 일이, 뭐가 부족해서 안 되고 집이 가난해서 안 되고 이거 다 핑계에 불과합니다. 집념과 열정을 기울이면 안 될 일이 없는 법 아니겠습니까!


p179 이하를 보면 저자께서 역시 스포츠맨답게, 운동 종목 일반에 두루 통하는 이치를 설명합니다. 서핑도 그렇고 요트도 그렇고, 첫째 "경기 요소"라는 게 있습니다. 그 종목에서 대가가 되기 위해 우선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 있다는 건데, 세계적인 선수가 되려면 우선 기르고 치중해야 할 포인트가 따로 있으므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다음으로, 서핑은 속된 말로 독고다이 식으로는 안 되며, 이른바 매직 서클 안에 먼저 진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이 종목 풍조가 그러하니 대세에 순웅할 필요가 있죠.


그림과 사진이 많고 본문도 최상급 백상지에 인쇄되었습니다. 윈드서핑의 스포츠 공학적 원리는 물론 야러 흥미로운 배경 지식까지 알차게 배울 수 있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사이즈도 작아서 휴대에 편리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