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게, 나르시시스트 맞아

카테고리 없음

by 책을읽고싶은소년 2023. 11. 11. 00:05

본문

https://m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42749859619

 

그게, 나르시시스트 맞아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자아도취에 빠져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누군가의 이름을 따서 고안되었다는 나르시시즘, 나르시시스트라는 용어, 개념은 우리 생각보다 모호한 면이 있습니다. p14를 보면 다소 "온화한" 범주의,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고 그 기쁨을 타인과 나누려는" 형태도 등장하는데 이 정도의 나르시시즘은 누구라도 해당될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자신이 질투하는 누군가를 근거없이 흠집내기 위해 무작정 나르시시스트라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그렇게 남을 비난하는 사람 자신이 오히려 반사회적인 나르시시스트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책 p15에서는 우리가 충분히 해롭다고 느낄 만한 나르시시트에 대해 공통적인 특징으로 꼽을 만한 아홉 가지 특징이 제시됩니다. 특히 6번, 대인 관계에서 상대방을 이용하려 든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그 속셈이 남 눈에 훤히 보이고 실현 가능성이 낮은데도 악착같이 최초 계획에 집착한다는 게 특이하죠. 또 8번, 무한한 힘, 명석함, 아름다움, 이상적인 사랑에 대해서까지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도 재미있게 보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눈이 너무 높아서" 쉽게 이성을 못 만나는 사람도, 혹시 그가 나르시시스트여서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 문제가 다른 각도에서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꼭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책 p56에서는 그저 이기적인 태도로 사는 사람과 진성 나르시시스트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자기중심적 성향입니다. 그러나 나르시시스트는 자기중심 성향 그 이상이며, 남을 해치는 데 있어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고 합니다. 일단 이 책의 중요 목표는,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나르시시스트들이 독자인 당신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함부로 상처를 입히지 못하게, 어떻게 하면 위험한 나르시시스트를 바로 알아보고, 또 운 없게 나르시시스트와 엮였을 때 어떻게 나를 방어하고 빠져나오게 할지를 가르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해, 또 특정인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는 게 중요한데, p47 같은 곳에서처럼 체크리스트나 특수 시트를 통해 독자가 활용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나르시시스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내가 이런 나르시시스트로부터 피해를 입고 위기에 처했을 때, 나를 도와 줄 위기 핫라인(p85)을 만들어 두라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나르시시스트와 대적하려면 혼자 힘으로는 어렵기도 하고, 또 책에 따르면 나르시시스트는 "피해자가 다른 사람들과 멀어지게끔 미리 공을 들여 놓았기 때문에" 이미 피해자는 그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참으로 무섭기도 합니다.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기에, 어떤 현실적인 도움이 아니라도 그저 내 지인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두려움과 불안으로부터 조금은 놓여나는 느낌이 듭니다. 책에는 이처럼 현실적인 충고가 많아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게 맞는 에너지 충전법을 찾으세요(p108)" 이 파트 바로 앞에서는 나의 성향 스펙트럼을 먼저 체크하게 합니다. 나르시시스트를 타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차 목적은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중한 나 자신이 어떤 취약점이 있는지, 나르시시스트의 공격에 어떻게 당할 위험이 있는지를 먼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외향적인 사람이라 해도 얼마든지 나르시시트에 당할 수 있으므로 예방책은 물론, 당하고 나서 치유책도 각각의 유형에 따라 다르게 마련해야 합니다. 책에서 특히 두드러진 장점은, 나, 피해자인(혹은 그렇게 될 수 있는) 나를 지킬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는 건데, p115의 "내면 아이한테 보내는 편지"가 그 한 예입니다.



내 감정이 다치지 않으려면,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 책 곳곳에서 강조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그냥 당신의 감정에 충실하라"입니다. 저자님이 다룬 내담자 중 안젤라라는 이가 있었는데, 그녀는 미혼모 밑에서 자라면서 많은 정서적 학대를 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생들까지 돌봐야 했는데, 이런 소녀가장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self-denial입니다. 나보다는 내 식구들을 먼저 챙기느라 내가 뭘 먹고 싶은지,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이런 걸 마음 속에 챙길 여유가 없이 성장했던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치유를 받으려면, 내가 힘들면 힘들다고, 뭐가 싫으면 싫다고 정직하게, 나에게건 남에게건 인정하는 게 가장 시급합니다. 



나르시시스트의 특징은, 남의 영역을 함부로 치고 들어온다, 아무렇지도 않게 인간관계 금도를 함부로 넘는다는 것인데, 또 이런 사람들한테 잘 당하는 피해자들의 특징이 뭐냐면, 남에게 넘게 하지 말아야 할 경계를 자주 침범당하게 허용한다는 점입니다. 피해자로서는, 다시는 그 누구라도 남한테(나르시시스트건 누구건 간에) 내 영역을 함부로 침해 못 하게 단단히 방벽을 쳐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또 남이 나를 함부로 무시하게 방치하면 안 됩니다. 무시를 당했을 때 나의 가장 큰 피해는, 내가 내 핵심자아로부터 멀어져 내 내면이 공동화하고 황폐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나르시시스트를 막는 궁극의 방법은, 나의 진정한 자존감을 확고하게 세우는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