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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를 괴롭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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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을읽고싶은소년 2024. 5.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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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를 괴롭힐 때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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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을 하며 사는, 이성적 존재입니다. 세상사가 항상 내 뜻처럼 풀릴 수는 없기에, 내 생각이 만약 자신의 (불리한) 현실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그 생각이 괴롭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도피하는 게 답일 수는 없고(예: 술, 마약, 향락 추구), 어떻게든 마음을 잘 다스려 그 괴로움을 떨쳐 내고, 나아가 현실을 타개해 나가야 합니다. 내 것인데도 내 의지대로 다스려지지 않는 마음, 불안과 걱정을 잘 다독이며 내 존재를 좀먹어들어가게 하지 않는 방법 44개가 이 책에 담겼습니다.

"원치 않는 생각은 계속 반복해서 떠오르고, 점차 강렬해진다. 이 과정에서 내 통제력에 대해 의심도 가고, 나중에는 내가 제정신인지도 확신이 안 설 수 있다.(p21)" 정도의 차이만 있다뿐이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문장입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과거의 추억은 아마 효과가 그만큼 강하지는 못하겠죠. 어쩌면 사람은,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설계되었을까요? 이때 저자들의 처방은, 그런 생각을 애써 억누르거나 부정하여 들지 말라는 겁니다. 그냥 그 생각이 마음 속을 배회하도록 허용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생각이, 마음이, 그 불청객을 또 알아서 다스리고 잠재우는 방법을 알아낸다는 겁니다. 사실 우리 마음에 떠오르는 많은 생각, 불안, 걱정은 지나고 보면 과장되거나 별것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루스벨트의 말처럼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p60을 보면 우리의 편도체라는 곳은 본래부터가 위험에 대해 과잉반응하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은 자연에서 온갖 위험에 노출되어, 그로부터 살아남으며 적대적인 환경에 적응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따라서 위험에 과잉 경보, 혹은 false alarm이 울리는 건 대체로는 생존에 유리한 것입니다. p61을 보면, 위험이 아닌데 경보가 울리는 건 false positive, 반대로 위험인데도 경보가 안 울리는 건 false negative라고 한다네요. 다시 강조하지만 불안이 엄습할 때 호들갑부터 떨지 말고, 불안감은 불안감대로 그대로 놔 두고 자신의 감각만 믿어 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I'll see(한번 두고 보자)라고 하죠.

편도체는 아기와도 같습니다. 야생의 원숭이들을 보면 맹수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 온갖 소리를 내고 난리를 칩니다. 어떻게 대처할지를 모르니 막연한 공포감으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이런 갑작스러운 위기에 더 효과적으로, 세련되게 대처하는 기제가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편도체라는 아기도 우리지만, 성숙한 이성과 계산 능력도 우리 것입니다. 책 p75에는 "두려움과 의도적으로 마주치는 기술"을 노출(exposure)라고 명명하며, 머리로 아는 걸, 마음-뇌-몸으로 아는 것으로 바꿔 준다고 합니다. 이는 "뇌의 신경 경로를 변경하는 과정"이라고도 하는데, 어른들은 어린이, 청소년과 달리 위기에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만 봐도 이 점 확인 가능합니다.

특히 p75에, 연습을 통해 불안감을 잠재우는 방법 여럿이 나옵니다. 막연하게, 불안에 신경 쓰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둬(que sera, sera)라고만 하지 말고, 몸으로 마음으로 잠재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줍니다. 기분 좋은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 보고, 뭔가 불길한 생각이 꼬리를 물 때마다 들여다봅니다. 또 유쾌한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자기만의 노래도 만들어 봅니다. 사람 감정이나 심리는 참으로 단순하여, 간단한 자극에도 조건반사처럼 기분이 확 바뀌곤 합니다. 요즘 ASMR이라는 것도 이런 장치의 일종입니다. 

p109에서는 마술적 사고의 함정을 강조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난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런 버릇이 병적으로 번지면 사서 근심걱정을 하는 상태까지 떨어지고,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는 지경까지 가는 것입니다. "내가 사고를 떠올렸다는 이유로 실제 그게 일어난다는 법은 없어(p111)." 이 논리로 확실하게 자신을 설득해야만 합니다. 예전에 마르틴 루터는 쉴새없이 떠오르는 죄악에 대한 상념 때문에 그런 사악한(?) 자신에 대해 과도한 죄의식을 느꼈는데, 어느날부터 "머리 위로 새가 날아가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새가 내 머리 위에 집을 짓는 건 막을 수 있다"는 깨달음에 이르러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고도 하죠.   

"애쓰면 결과는 더 반대로 간다.(p163)" 걱정이 나를 완전히 좀먹기 전에 제어하는 하나의 방법은 그것을 농담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어 p165에는, A라는 걱정이 나에게 찾아올 때 대처 방법이, A를 완전히 코믹한 난장판으로 바꿔 상상하여 전체를 웃음판으로 만드는 법이 제시됩니다. 상황이 어이없을수록 치유 효과는 더 확실합니다. 사실 불안은 상황 자체보다 상황에 대한 해석으로부터 비롯한다는 점을 저자들은 또 강조합니다. 사건, 해석, 감정(p185)의 배합 비율을 조절하여, 내가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상황을 주도할 만큼 침착 냉정 유능해질 때,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비로소 거듭납니다. 불안은 오히려 기회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