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47296168620
이시형의 인생 수업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한국 최초로 베스트셀러 자계서를 저술하신 이시형 박사님의 새 책입니다. 표지 사진에서도 보다시피, 아흔이 넘으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허리도 꼿꼿하시고 눈빛도 지혜로 빛나는 듯합니다. 다른 이들의 병을 고치실 뿐 아니라, 자신의 건강 상태까지 바르게 유지하신 소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체적인 건강도 건강이지만, 이시형 선생께서는 여태 당신의 저서들을 통해 사람의 정신 건강을 올바르게 관리하는 방법을 설파한 분입니다. 선생님의 저렇게 정정하신 모습을 보면 우리 독자들도 함께 각성하게 되는 듯합니다.
선생께서는 명문 경북고를 나온 분인데, p73을 보면 아무래도 여기가 명문고다 보니 부잣집 아들들이 많이 다녀, 학창 시절에 그 윤택한 가정 환경을 엿볼 기회가 많았다고 합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어느 친구의 집에 들러서, 공예품도 아니고 먹는 진짜 사과를 장식으로 놓아 둔 모습이었다고 합니다(아주아주 예전이니까 과시용으로 이랬겠지만, 요즘은 과일이 워낙 흔하니 방에 날파리만 끓게 하는 미련한 짓일 뿐입니다). 더군다나 그 친구분은 외동아들인 터라 더 귀하게 자란 몸이었는데...
반면 선생은 워낙 형제도 많고 대가족이라, 저런 사과 하나가 (장식용이든 뭣이든) 놓여 있었다면 순식간에 증발(책의 표현입니다)했을 것이라는 거죠. 그런데, 나이 드시고 보니 가장 좋은 건, 가난하든 부유하든 식구 사이에 정이 넘치고 형제 간에 옥신각신하면서도 시끌시끌 화목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그런 훈훈한 풍경이었다, 이게 선생의 최종 결론입니다. 이에 덧붙여, 요즘 우리 나라가 출산율이 너무도 저조하여 국가 소멸이 우려된다는 소식에 또한 우려를 표합니다.
선생은 우리 나라 최초로 정신의학에 기반하여 자계서를 쓴 분입니다. 선생의 연세 아흔이시니 학창 시절의 아주 초입에 일제 강점기를 체험하셨을 법하고, 일제가 워낙 집요하게 조선 사람들을 세뇌했다 보니 해방이 된 후에도 여전히 한국인이 아닌 일제 치하인 것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었다고 개인적으로 회고하십니다. 선생은 한 걸음 나아가, 만약 통일이 될 경우 남쪽과는 상당히 다른 방법으로 살아 온 북녘의 동포들을 위해, 일종의 사회정신의학(p52)이 필요할 수 있어 일찍부터 준비했다고도 하십니다. 꼭 북쪽 사람들뿐 아니라, 이미 1970년대에 급속히 산업화한 한국의 청장년층을 위해 "배짱으로 사는 법"을 보급한 것도 다 사회정신의학의 일환입니다.
앞에서 부잣집 아들 친구 운운하셨으나 사실 선생 본인도 명문가 자제였고 특히 삼촌분이 일본 유학까지 마친 엝리트(p22)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이 흔히 그랬듯 암울한 시국에 비분강개하여 민족 정기가 이끄는 바른 길을 걸으시려다 왜경에 끌려가 고초를 겪기도 했죠. 이런 피가 흐르다보니 선생도 아주 어린 나이부터 담대하셔서, 당시에는 아직 교통편조차 미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방학 때 아주 먼 거리를 걸어 이동하여 학교에서 고향 집까지 돌아온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p34). 집안에서도 모두 놀랐는데, 선생께서는 어린 시절 주변 모두가 상상조차 못한 이런 성취를 해 낸 체험 자체가 자신에게 큰 자신감, 성취감을 심어 주었다고 합니다.
요즘이야 취미생활처럼 해외에 나가는 세상이지만 당시에는 선생 같은 엘리트도 미국에 유학하는 일이 드물었고 하물며 현지에 일가친척 한 명 없는 처지에서 더욱 난감한 부분이 있었겠습니다. 연세대에서 치러진 시험에 합격하고 드디어 미국에 도착하여 인턴 생활(p172)을 하던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는데, 어느 대목에서도 선생 특유의 패기와 긍정 마인드가 배어납니다. 어느 조직이라도 꼭 보면 강자에게 비굴하게 비실거리고 약자를 못살게 굴려는 등신 같은 인간이 있기 마련인데, 선생은 평소에 익혀 둔 유도 실력을 발휘하여 그자에게 본때를 보여 줬다고 합니다. 역시 남자는 자기 몸을 지킬 최소한의 호신술은 익혀 놓아야 합니다.
책에는 어려서 잠시 하우스보이를 하던 경험(p106), 공부를 잘해서 잠시 자신이 천재인 줄 망상했다가 그 환상이 깨진 이야기 등 솔직하고 유쾌한 서술이 가득합니다. 그 정도로 머리가 우수하신데 천재라고 자부심을 가지실 만도 하신데 말입니다. 인생은 누구나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하는 것이며, 그런 긍정의 마음으로 가득한 젊은이 앞에 성취 못할 목표란 없는 법 아니겠습니까.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