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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마사노리의 감정 마케팅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법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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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3) 7월 초에 <간다 마사노리의 매니지먼트>를 리뷰했었습니다. 간다 마사노리는 경력도 다채롭고 불리한 여건에서 기발한 방법으로 성과를 내고 늘 승리하는 신기한 매력을 지닌 실전 경영자이자 컨설턴트, 마케터로 우리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번에는 그의 본업이라 할 마케팅이 주제인데, 그는 자신의 저서들에서 언제나 고객의 감정, 감정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강조해 온 인물입니다. 사람은 어디까지나 감정의 동물이며, 내게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에도 순간의 감정적 흐름에 크게 영향 받습니다. 하물며 별 필요 없는 구매 결정시에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고객의 감정 그 위크포인트를 절묘하게 찌르는 마케팅의 핵심이 이 심플한 책에서 선명하게 제시됩니다.
간다 마사노리 대표의 책은 언제나 그렇듯 다채로운 포맷을 채택합니다. 예를 들어 p33 같은 곳을 보십시오. 우리도 여러 번 겪어 봤듯이 회사 특정 부서에 전화를 하면 꼭 A회사 같이 응대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런 곳은 업무의 기본이 되어 있지 못한 곳입니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것도 우습거니와, 그 업무가 그 사람 아니면 처리할 인력이 없는 그런 고도의 성격입니까? 대체로는, 전화 받는 자신이 처리해도 될 것을, 구태여 요령을 피우는 태도이며, 벌써 회사에 대해 별 애착이 없는 직원입니다. 직원을 이렇게 교육하는 사장의 마인드도 짐작이 되고도 남습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건, 간단한 것도 이처럼 일러스트를 곁들여 다채로운 포맷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저자의 센스입니다.
p48을 보면 이미지 광고와 리스폰스(response) 광고의 비교가 나옵니다. 참... 간다 대표는 무슨 말을 해도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데, 한편으로 업계의 비능률과 모순을 은근히 비꼬는 태도도 들어 있어서 독자에게는 책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미지 광고라는 건(간다 대표의 견해에 따르자면)... 요즘 대기업 광고애서도 자주 보는 건데, 대체 저런 광고를 누구 보라고 찍는 것이며, 저런 걸 컨펌 내 준 과장 부장은 뭐하는 사람들인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간다 대표는 이런 이미지 광고를 두고 "기업주의 애인(=그 광고에 등장한 모델ㅋ)이나 기쁘게 해 주는 광고"라고 후려쳐 말합니다. 물론 모든 이미지 광고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엄청 큰 기업이라면 모를까, 이제 갓 성장하는 업체라면 절대 이런 식의 이미지 광고를 하지 말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실 이제는, 특히 한국에서는 이커머스, 소셜미디어 위주로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이미지 광고는 누가 하라고 해도 안 할 듯합니다.
간다 대표는 같은 말을 해도 참 재미나게 합니다. 위의 이미지 광고의 좋은 점이 있는데, 직원 후생복리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무슨 소리인가 해서 더 읽어 보니, 그 광고를 만든 직원이 다른 사람에게 "아 그 광고요? TV에서 봤어요. 좋은 회사 다니시네요." 이런 말을 들으면 직원 사기가 오른답니다. 또 그 직원의 부모도 어깨가 으쓱해질 테니 얼마나 좋냐는 것입니다. 물론 간다 마사노리 대표 특유의 시니컬함이 발동된 반어, 풍자입니다만, 현장에서는 자기 객관화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뭐 누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한국이라면, 이미 무슨무슨 기획이라는 1990년대식 광고대행업체들한테 혹 용역이라도 주는 기업이라면, 간다 대표가 지적한 "직원 후생"이라는 장점(?)조차도 찾기 어려울 테니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간다 대표가 생각하는 리스폰스 광고의 장점은 예컨대 이런 것입니다. p51을 보면 그저 생(生)이라는 단어(접두사) 하나만 넣어도,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이기는 하나 대중은 그에 혹해서 뭐 하나를 더 사도 사게 된다는 것입니다. 글쎄 한국에서라면 이 "생"이라는 단어에 해당하는 게 뭐가 있을까요? 갓 잡아올린? 톡톡튀는? 라이브? 여튼 특정 단어라면 맥락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주목하는 효과는 일본뿐 아니라 미미에서도 관측되었는데 미국에서 free라는 단어가 그랬었습니다. 또 리스폰스 광고의 핵심은 자기 자랑, 어필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 광고를 보는 사람이 듣고싶어하는 말을 해야 한다는 거죠.
바이럴광고라고 해서 입소문, 입소문을 중시하는 게 요즘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광고 트렌드입니다. 그런데 이게 언제나 어느 업종에나 통하는 건 아니라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첫째 일상에서 화제가 될 만한 섹터나 제품(인기 레스토랑, 패션, 영화 등), 둘째 광고 자체가 규제된 영역(법률, 세무 등)이 이른바 입소문이 통할 만한 영역입니다. 그와 반대로, 화장실 용품이나 묘석(墓石)은 그게 아니지 않겠냐는 거죠. 그런데 이 점에서 한국과 일본이 좀 차이가 나는 것 같은 게 독자로서의 제 생각입니다. 대략 1년 전에, 변기 세정 관련 제품이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급속히 화제로 퍼졌습니다. 제품 자체보다, 변기 뚜껑을 안 닫을 때 세균이 얼마나 비산(飛散)하는지에 대한 동영상이었습니다. 이런 예가 있으니 한국과 일본이 꼭 상황이 같다고는 못하겠는데(기능성 비누도 여성들은 화제로 삼습니다), 여튼 대표께서 뭘 말씀하고자 하는지는 충분히 이해됩니다.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이라고 해서 한중일 3국 모두 수천 년 전통으로 행해 오던 방법이 있고, 서양식도 있습니다. 학교를 갓 졸업하고 기술이 정말 뛰어난 분이 있었는데, 객관적으로도 이분 기술이 가장 뛰어나지만 손님이 오지 않더라는 겁니다. 사람이 많이 몰려드는 시술사가 자신보다 더 잘하는 것 같지도 않던데 말입니다. 상품의 우수성에, 일단 고객 후보를 모아들이는 기술, 그 모여든 사람들 중 상당수와 계약을 맺어내는 기술, 이 세 가지가, 더해지는 게 아니라 곱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가 질적으로 뛰어나도, 모으고 설득하는 기술이 0이라면 결국 0이 곱해져서 매출 자체가 0이라는 것입니다.
p109를 보면, 고객의 감정에 호소하라고 하니까 길고 장황하게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카피 사례가 있었다며 간다 대표는 비판합니다. 세상에 남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고객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 나, 나 같은 1인칭 주어를, 고객(2인칭)으로 모두 바꾸라는 것입니다. 설령 자기 이야기를 곁들인다 해도, 듣는 사람이 자신에게 포커싱이 놓인다고 생각하면 그 스토리에 끌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객은 육감이 매우 발달해 있으므로, 그저 고객이 지금 무엇을 상상, 기대하고 있으며, 그 기대에 사장 자신이 맞춰야지 뭘 가르치려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게 간다 대표의 핵심 결론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