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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경영의 시대가 온다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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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및 시행에 따라, 우리 나라도 이제 사업장에서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블구하고 아직은 사업주들이 이에 대한 인식이 미비하며, 혹시 큰 규모의 재해라도 발생하면 해당 노동자에게 일어난, 안타깝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해당 사업주에게 가해지는 처벌과 금전제재도 막대하여 더이상 사업을 이어갈 수 없고 남은 근로자들도 삶의 터전을 잃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직장은 이제 체질과 구조부터가 안전 지향으로 전면 개편되어야 합니다. 홍성훈 교수의 이 책은 그런 구조개혁을 위해 아주 좋은 한 권의 지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p30 이하에서 기업 현장의 분위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안전을 소홀히하는 직장에서 생산성(productivity)인들 높아질 리 만무합니다. 나의 신체에 언제 심각한 위험이 가해질지 모르는데 일엔들 전념할 수가 있겠습니까? 사장이 직원의 안전에 대해 무심하면 현장 감독, 관리자도 자연히 근로자의 건강과 안위를 도외시하고 그저 눈앞의 수율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독촉을 하다가 큰 사고가 나기 마련입니다.
어떤 형식적인 절차, 또는 시설 구비도 중요하겠으나, 그보다는 임직원 모두의 안전 우선 문화 정착, 혹은 의식 깊은 곳으로부터의 상호 존중, 배려 같은 게 직장 구석구석에 정착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저자는 한만두식품의 예를 드는데, 사장님부터가 일상의 인사로 "사랑합니다"를 몸소 습관화하자, 직원들도 결국은 모두 애사심과 최선의 봉사가 몸에 배더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안전이라는 덕목도 시스템이나 설비 장착 이전에, 사원과 관리자와 경영자의 의식에, 몸에, 하나의 습관으로 정착되어야만 합니다.
안전문화란 무엇인가? 저자는 p95에서 보다 엄밀하고 정제된 언어로 정의합니다. 일단 위험은 상황(또는 환경)에서도 기인할 수 있고, 구성원들의 행동, 행위에 의해 촉발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두 요소에 대해, 구성원들의 인식이 그 방향을 돌려야 하며, 그로 인해 생성된 인식은 바로 실천적 처분으로까지 연결되어야만 합니다. 그 결과, 안전을 지향하는 행동 양식(저자가 "습관"이라는 말로 이미 강조했었습니다)과, 정신적 가치의 공유로 직장 내에 현시(顯示)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두고 psychic value라는 용어로 책에서는 규정되는데, 여기서 psychic이란 심령술 같은 걸 가리키는 게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심리 저변까지 침투한 근원적 가치관을 뜻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지향문화는 의식의 레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현장에서 가시화해야 합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visible, tangible하게 안전가치가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tangible이란 손에 잡힐 만큼 유형화(有形化)한 상태를 뜻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모든 프로세스를 과학화하며, 직장 내 모든 층위의 성원들에게 실천적이고 세부화한 설문을 배포하여 안전의 세부 사항에까지 정밀 점검, 내면화를 유도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직장의 안전문화를 철저하게 점검, 분석하여 강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약점은 즉각 보완해야만 합니다. 특히 안전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약점 보완이 더욱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4가지 플랫폼을 설치 운운영하여 지속적으로 직장 내 안전 가치를 제고할 것을 제안하는데, 첫째 준비, 둘째 변화, 셋째 내면화(internalization), 넷째 수준진단(survey)라고 합니다. 플랫폼이라 하면 그만큼 구성원 상호간의 밀접한 의사소통, 완전한 컨센서스, 단합된 솔선수범이 동시에 작동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전을 위한 경영자의 각성과 노력은 공동체의 복리 증진으로까지 연결되며 저자는 이를 safety leadership으로 표창합니다.
단일 사업장 안에서도 모든 구성원이 안전을 위해 혼연일체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안전은 그에 그쳐서는 철저하게 달성될 수 없습니다. 몇 년 전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건물 붕괴 사고에서도 드러났지만 안전불감이나 위험요소는 한 직장에서만 고립적으로 구현될 수가 없습니다. 재해의 잠재적 요인이 협력업체(이른바 하청업체)로 크라우딩아웃된다면. 내가 입을 피해를 남에게 떠넘기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모든 협력 체인 단위에까지 안전의 가치가 속속 구현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저자는 전략과제로서 붐업(boom-up) 이벤트를 제안합니다. 실천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안이 세밀하게 제시되어 교과서로도 현장 매뉴얼로도 손색이 없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