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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과 SK하이닉스 시가 총액을 합치면 428조, 코스피 시총은 대략 1918조 정도 되니 대략 22.3% 정도를 저 두 기업이 차지하는 셈입니다. 물론 삼전은 가전 비중도 크므로 순수 반도체 기업은 아니지만, 여튼 이 큰 기업의 주가 등락에는 반도체 시세와 실적, 전망이 보다 큰 영향을 끼칩니다. 여기에 코스피나 코스닥에 포진한 여러 중견 소부장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한국 산업과 경제는 현 시점에서 반도체가 쥐락펴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반도체 기업이 해외 수출에서 큰 성과를 올려도 대기업 직원이 아닌 이상, 또 낙수효과가 엄청 큰 것도 아닌데 내 삶과 무슨 관계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MZ세대 중심으로 많은 직장인들은 소액일망정 삼전이나 하이닉스 주식을 갖고 있습니다(특히 2019 동학개미운동을 기점으로). 이 주식들은 불경기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아예 침몰하지 않는 이상 저들 회사가 망하는 일은 없으리라는 믿음을 대중이 갖고들 있죠. 배당률이 높진 않지만 이들 기업의 성과로부터 연말에 일정한 배당도 챙기고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에(어디까지나 기대 수준이지만), 한국인이라면 적든 많든 이들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투자에 대한 기본 소양이 필요합니다.
p79를 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분석에는 3요소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 3요소는 가격, 기술, 투자입니다. 기술은 예컨대 EUV 노광장비 도입 같은 이슈가 있으면 초기 공정 난도가 높아져 수율이 떨어지는데 이때 공급부족은 곧 가격 상승을 부른다고 합니다.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에서 만드는데 이 이슈 역시 적어도 2년 전에 증권가에서는 다 알려졌던 바입니다. 뉴스가 이미 2년 전에 나왔는데도 본인만 모르다가 몇 달 전 이 부회장(이제는 회장)이 네덜란드 현지를 방문했다는 소식에 겨우 반응한다면 이런 투자자는 수익을 내기 어렵겠죠.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서는 해외 커뮤니티나 이런저런 소식통도 참조해야만 합니다.
1985년 007 제14편 뷰투어킬이라는 대형 오락물이 개봉했는데 여기서 거대한 악의 세력과 미국, 소련 등은 첨단 반도체 기술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펼칩니다. 이 무렵 플라자 합의(p94)라는 게 있어서 미국과 유럽이 당시 욱일승천하던 일본 경제의 기세를 확 꺾어놓았다는 통념이 있지만 이는 다분히 결과론입니다. 사실은 일본이 눈 앞의 횡재에 눈멀어 수십 년 먹거리를 제발로 찼고 그것이 반도체였으며 저런 상업 영화에서 소재로 다룰 만큼 중대한 이슈였었음이 분명합니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씨의 도쿄선언(p95)은 그만큼이나 시대를 앞서간 혜안이었습니다.
중국은 십여년전부터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많은 투자를 했었고 당시 신문 등을 보면 알 수 있지만 10년 뒤면 한국은 흔적도 없이 중국에 먹힌다는 분석이 대세였습니다. 10년 후인 지금도 우리가 여전히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건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중국이 너무도 못해서였습니다. 이런 중국도 전략을 수정하여 자신들의 비교열위가 그나마 덜한 분야에서 선도해 보려는 움직임이 뚜렷한데 SiC, GaN 등이 그것입니다(p150). 특히 GaN은 이제 한국 기업들에서도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가 나는 차세대 소재인데 이 역시 전문가들이 적어도 2년 전부터 주목했었습니다. 증권사 분석 리포트 같은 걸 절대 소홀히 보지 말고, 뭐가 이슈다 싶으면 깊이 있게 몰라도 일단 키워드부터 추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겠더군요. 질화갈륨이 뭔지 몰라도 일단 머리에 새기고 아이디어 맵의 노드에 추가해야 좋습니다. 나중에 이런 책을 보고 더 구체적인 개념을 잡고 전문서적을 읽으며 뷰를 구체화하는 거죠.
뉴스에서 EUV다 ASML이다 키워드 이슈가 새로 생기면 일단 검색하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 책 7장이 "작업공정에 대한" 세부적 이해가 필요하다며 아주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뭐 현재 제 수준에서는 최고였습니다. 뉴스에서 스택을 쌓는다 2나노미터다 1.4나노미터다 하면 무심히 넘길 게 아니라 이 제조공정이라는 게 대략이라도 머리에 그림이 그려져야 정말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지 안올지 (비록 개인 레벨에서나마) 어떤 합리적인 예측을 시도라도 해 볼 수 있겠죠.
이런 책을 읽을 때는 "그래서, 저자는 이 주식 이 주식을 사라는 거구나"라고 피상적인 정보만을 정라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유망한 소부장 기업 추천도 이 책 곳곳에 있지만 어차피 이런 이름들은 다들 아는 것이고 사고 안 사고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들어가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미래를 예측할 때 이러이러한 정보에 주목하고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구나 같은, 어떤 방법론을 배우는 게 핵심입니다. 초판 한정 별책부록으로 유망한 소부장("반등유망종목") 10개를 소개한 소책자도 있네요. 제목이 "반등유망종목"인데서도 알 수 있듯 현재 얘네들은 시세가 빠져 있습니다. 기업 현황이 이러하다는 걸 알고 자신만의 합리적인 뷰를 형성한 후 언제 치고들어갈지 시점을 정해 보는 것도 주식하는 하나의 재미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