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비즈니스 영어 이메일&채팅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예의라는 게 가장 잘 발휘되어야 할 때는 바로 "거절"의 순간입니다. p58에는 "연설 의뢰 거절"의 좋은 예가 나옵니다. 이 양식에서 핵심은 "~라서 유감스럽게도 ~할 수 없습니다."를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것입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정중한 표현은 "I am sorry that~"입니다. 의외로 쉽다고 생각하겠지만 쉽고도 적절한 표현이 그 자리에서 바로 생각이 안 난다면 이걸 자기 실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의 예시처럼 제가 무슨 연설을 의뢰받은 일은 없었지만 "거절"을 서면에 표현할 때는 (약간 거창하긴 하지만) I regret that~ 같은 어구를 썼었습니다. 그 외에도, "만약 그 일이 아니었으면 (귀측의 요구를 받아들였을 텐데)"를 표현할 때는 otherwise를 쓸 것을 이 책은 제안합니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 연장 요청을 할 때, 조금 다른 뉘앙스이긴 하지만 regret 동사가 나오긴 합니다. 여기서는 "하지 말아야 할 부탁을 드려 송구스럽긴 하지만~"이란 뜻을 가집니다. "이런 연장 요청을 드려 송구스럽지만"을 I regret having to ask you for this extension으로 표현합니다. 우리가 주의해서 볼 포인트는 regret 동사가 ~ing 형태, 즉 동명사를 바로 목적어로 취한다는 점입니다. 또 이 상황이 내 자의가 아니라 상황에 떠밀려 불가피하게 이렇게 되었음을 드러내기 위해 have to를 쓴 데에도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이 표현을 따로 붉은색 계통으로 강조하지는 않지만, 본문 해설에서는 따로 분량을 할애합니다. 그만큼 중요히 여긴다는 뜻이겠습니다.
사실 "~라서 유감"이라는 표현을 regret 동사로 쓸 때에는 뒤에 ing나 절(clause)을 이끄는 that이 오는 게 보통인데, 이 책에서 해설 부분에서는 regret to (원형)을 권합니다. 본문에서는 ~꼴을 썼는데도 말입니다. 아무튼 이 책의 본문 양식은 실무에서 자주 쓰므로 잘 알아 두어야 하겠습니다.
이 책에서 또하나의 장점은, 특정 경우에 어떤 표현을 잘 제시하면서도, 이걸 대신할 수 있는 다른 표현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영어는 같은 표현을 쓰는 걸 싫어하므로, 이른바 paraphrase라고 해서 같은 뜻을 외견만 다른 문구로 내세워야 나의 지적인(최소한 not dull한) 면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이 책 p68, p128 같은 곳이 특히 그러합니다. p68에서 be grateful for~을 My sincere thanks for 대신에 쓸 수 있다는 조언은 아주 유용합니다.
누군가를 소개할 때 p122에서는 introduce를 씁니다. 그 앞에 나오는 wanted to reach out~은 ~에게 연락하기를 원했었다는 표현이므로 "소개"와 직접 상관은 없으나 주변 상황을 우아하게 전달하기 위한 redundant이므로 이 역시 알아두는 게 좋겠습니다. 이의 대안 표현으로는 p138에 be pleased to introduce가 제시되며, 비슷한 표현으로는 have an honor to introduce가 있겠습니다. 후자는 이런 지면 서식보다 석상에서 면대면 상황일 때 자주 쓰이긴 합니다.
이 책은 또한 유용한 표현 여럿을 단편적으로 팁처럼 알려 주고 그치는 게 아니라, 전체로서 완결된 서식으로 보여 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모든 챕터에 제목+인사용건+본문세부내용+마무리후속조치 등의 4단계 체계로 딱딱 나누어서, 전체로서 격식을 갖추는 건 물론 응용 범위를 넓혀 실제 다양한 상황에서 써 먹을 수 있게 독자를 배려합니다.
이 책은 당연히 공부용으로도 쓸 수 있고, 뭐가 필요할 때마다 사전처럼 찾아 보며 집어내 쓸 수도 있습니다. 좀 더 길게 분석을 하고 싶지만 이 책 고유의 내용이 서평에 너무 노출되면 곤란하겠고 서평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지겠으므로 이쯤에서 줄입니다. 아주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